정연심 어르신 1945년55년 전 우리 부부는 전라도 고흥의 외딴 시골 마을에서 이불보따리 하나들고 터덜거리는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. 순천역으로 와서 서울과 여수를 잇는 전라선 기차에 올라 서대전역에 내렸다. 그 날은 내 생애 처음으로 기차를 타본 날이었다. 창밖으로 바라본 선로 주변이 허허벌판이라 간간이 보이는 시골 동네가 내가 처음 본 다른 세상이었다. 다시 버스를 탔다. 차창에 비친 내 얼굴은 잔뜩 겁먹은 얼굴이었다. 남편도 눈을 지그시 감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. 대전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달랑 당숙뿐이었는데 남편이 대전에서
정연심 어르신 1945년55년 전 우리부부는 전라도 고흥의 외딴 시골 마을에서 이불보따리 하나들고 터덜거리는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. 순천역으로 와서 서울과 여수를 잇는 전라선 기차에 올라 서대전역에 내렸다. 그 날은 내 생애 처음으로 기차를 타본 날이었다. 창밖으로 바라본 선로 주변이 허허벌판이라 간간이 보이는 시골 동네가 내가 처음 본 다른 세상이었다. 다시 버스를 탔다. 차창에 비친 내 얼굴은 잔뜩 겁먹은 얼굴이었다. 남편도 눈을 지그시 감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. 대전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달랑 당숙뿐이었는데 남편이 대전에서